
서천 꽃밭
서혜경
Hae Gyong Seo
2025. 12. 16 - 12. 27
서혜경(b.1968)은 테라코타를 매체로 삼아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조형예술가입니다. 초기 꽃과 숲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작업에서 출발하여,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작업의 변화를 꾀해왔습니다. 작가는 테라코타를 "구운 흙으로 그린 회화"로 정의하며, 조형성과 평면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서혜경, 풀꽃나무와 사람의 흙불그림" 중 - 김준기(미술평론가)
서혜경의 흙불그림은 흙과 불의 만남이 빚어내는 사건들의 결과물이다. 그는 흙을 빚어 평판으로 만들고 그 위에 형상을 새겨 넣는다. 점토판 위에 새겨진 그림들은 안료를 만나 색채화로 넓어진다. 흙은 종이나 캔버스와 달리 그 자체로 색채와 질감과 표정과 이야기를 갖추고 있는 물질이다. 서혜경은 흙에 내재한 형식과 내용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풀어낸다. 테라코타는 흙의 내재적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방법론이다. 불에 구운 흙판 위에 서혜경이 불어넣은 숨결은 형태이자 형상이다. 그 위에 나타나는 내용과 이야기 너머 흙의 원천적인 물질적 특성에 기대는 서혜경의 선택은 그의 예술을 절반쯤 규정하고 들어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처럼 흙을 만나는 서혜경의 손길과 그 마음은 불을 만나면서 또 한 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흙과 안료를 다루는 작가의 마음과 달리 불은 제 나름의 작용으로 강력하게 개입한다. 흙이라는 무기물질이 형상과 서사를 얻으려면 최종 단계인 불을 거쳐야 한다. 불의 작용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사건으로서 흙불그림은 작가의 눈과 손으로만 완성하는 회화보다 훨씬 더 정교한 짜임에 의해 일어나는 예술적 사건이다. 여기서 작가는 흙을 어루만져 형상을 빚고 깎아내며 그림을 그려 형상을 완성하고 색채를 입히는 과정을 거친 후 그 모든 결과물을 불의 작용과 함께 마무리한다. 이렇듯 서혜경 예술의 완성은 일반적인 회화 작업과 달리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그것은 흙과 불을 매개로 자신의 양식과 서사를 쌓아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서혜경의 흙불그림은 정교한 노동의 공정을 거친다. 주로 기형 작업에 쓰이는 점토를 평면의 흙판으로 만든 후 그 흙판에 형상을 새기는 작업이 첫 번째 과정이다. 그는 흙판 위에 부조를 새기며 때에 따라서는 투조(透彫) 입체감을 강조하기도 한다. 두 번째 과정은 흙판에 그리기이다. 첫 과정인 새기기와 겹쳐 있기도 한 이 작업은 흙판 위에 붓으로 그리는 과정인데, 이 지점에서 서혜경의 방점은 픽셀 단위의 면 분할 채색이다. 다소 의외의 방식으로 개입하는 디지털 픽셀 이미지는 서혜경의 그림을 차별화하는 방법론이다. 마지막으로 흙판을 불에 굽는 일인데, 이때 서혜경은 흙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테라코타의 매력에 더하여 균열까지도 작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에 구울 때 흙판이 갈라지는 현상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고 작품의 요소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흙과 불을 다루는 예술가 서혜경은 실은 회화 전공자다. 종이와 캔버스와 펜과 붓이 친숙할 회화 전공자가 이렇게 흙과 불을 다루기까지는 적지 않은 세월이 필요했다. 80년대 세대로서 서혜경은 사회 변혁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청년의 사명감으로 활동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편집디자이너로 일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매거진 편집을 한 그의 이력은 오늘날까지도 디지털 이미지를 자신의 아날로그 작품 제작에 활용하는 것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외로 떠나서 물레를 돌리며 흙 작업을 시작한 것은 서른이 넘어서의 일이었다. 20년 전에 귀국하여 본격적으로 흙 작업을 해온 그는 80년대 세대의 정체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너머 신화와 노동, 인권, 생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주제들의 궁극에는 생명의 문제가 있다.






서혜경 Hae Gyong Seo
개인전
2025.12 <서천꽃밭>, 스페이스결, 서울
2025.12 <서천꽃밭>, 세종뮤지움갤러리, 서울
2024. 5 <동쪽의 꽃>,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울
2024. 1 <동쪽의 꽃>, 갤러리카프, 서울
2023. 6 <오윤이 묻고 서혜경이 답하다>, 아르떼숲, 서울
2021. 10 <사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울
2019. 3 <건너가기>, 갤러리라이프, 서울
2018. 4 <숲>, 갤러리이즈, 서울
2017. 2 <공간을 꾸미다>,갤러리 쿱, 서울
2015. 10 <숲>,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3, 10 <꽃담>, 홍주문화원, 충남 홍성
2013. 10 <꽃담>, 인사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2025. 5 목금토전, 최정아갤러리, 서울
2025. 1 두곳의 소년, 아르떼술, 서울
2024.12 출향작가 초대전, 홍성문화원, 홍성
2024. 9~12 시천여민,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24. 4 우리의 봄을 돌려주십시오!, 아르떼숲, 서울
2024. 1 숲은 어린 짐승을 기른다, 아르떼숲, 서울
2023. 10 후쿠시마 조삼모사, 아르떼숲, 서울
2023. 10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당장 멈춰라, 화해갤러리, 광주
2022. 12 홍성을 빛내는 13인의 미술전, 홍성문화원, 홍성
2022. 2 하얀색종이전, 제이콥갤러리, 서울
2021. 9 여권통문전, TOPOHAUS, 서울
2021. 7 고래살리러가자, 울산노동역사관갤러리, 울산
2021. 5 무녀도연안환경미술행동, 갤러리쿤스, 군산
2021. 4 미얀마민주시민을 위한 미술행동, 안성맞춤아트홀, 안성
2020. 9 새만금생명평화미술행동, 해창갯벌
2020. 5 518 4040포스터전, 갤러리생각상자, 광주
2019.12 홍주사람전, 홍성문화원, 홍성
2018. 9 내포미술제, 홍성문화원, 홍성
2018.11 그려진 시 쓰여진 그림, 시민청갤러리, 서울
2015.12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갤러리건국, 서울
소장처
2025 세종대학교
2021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2016 정부미술은행
2015 충남발전연구소
2014 충남내포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