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비유클리드 공간 Non-Euclidean Space
문하은
2025. 3. 11 - 3. 19

마주하는 공간들은 나를 짓누르고 괴롭히기도, 안정과 휴식을 주기도 한다. 이는 보편적인 공간의 힘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수고 칠해봐도 나는 그들의 어떠한 기능 하나조차 바꿔내기 버겁다. 그래서 상상한다. 그곳도 나로 인해 괴롭기도, 행복하기도 할 수 있다고. 뒤죽박죽 섞여 평면에 갇힌 공간들은 안개에 뒤덮인 양 희미하게 보이기도, 불현듯 착륙한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기도 하며, 쓰임새도 뒤섞여 있다. 진실이 어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곡된 실체가 나의 경험과 가장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발칙한 기록들은 사각형의 캔버스에 매달려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새로운 서사로 관객을 맞이하고, 그들의 시선 속을 떠돌 것이다.


-콘노 유키 (YUKI KONNO) <사각 四角> 전시 평론 글

[사각 안의 공간, 사각 너머의 공간 : 문하은의 사각] 일부 발췌 中


(중략) 문하은에게 사각은 통제당한/내가 컨트롤 가능할 곳뿐만 아니라, 시간의 힘이 담긴 곳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작가가 말하는 ‘공간의 힘’이란 시간적 변화나 추이를 담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 것이다. 공간의 쓰임새나 활용법의 변화가 사각이라는 틀을 통해서 시간적으로 담긴다. 비록 레이어처럼 중첩된 표현은 없지만, 〈Multi-cube〉(2024)에서 세면대 옆에 놓인 캔버스나 식물이 자라고 있는 화분은 공간 안에 공존하는 복수적 시간축을 담아낸다. 뒤섞인 용도와 시간축이 중첩된 회화에서도, 그럼에도 남고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형태적 틀이 있다. 이 틀은 제약이자 동시에 작가가 컨트롤 가능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작가는 다른 작업에서도 배관이나 전기선, 호스를 비롯하여 외부와의 연결을 암시하는 구조를 화면 안에 그린다.작가에게 선은 사각형 공간에서 다른 공간과 접촉면을 갖는 소재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문하은의 작업에서 창문과 같은 통로 역할을 해 주는 것은 전기선이나 호스, 배관이다.


방에 관한 관심사는 작가가 타지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경험적으로 옮긴 것만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화면 안에 침입하는 선을 보고 현대 도시 생활, 나아가 연결을 바라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작업의 출발은 사각이라는 틀을 배경 삼는 특정 (도시) 공간으로 귀결하지 않는다. 재차 강조하듯, 작가에게 사각이라는 공간은 한 공간—즉, 장소를 담는 대신 시간을 겹치는 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Octa-squares〉(2024)를 보면, 식물의 줄기가 화면에 보인다. 회화 평면에 균열을 내듯 섬세한 선들이 그려질 때, 화면 안에 보이는 회색조의 또 하나의 화면과의 대비를 통해서 균열은 한층 더 강조된다. 창문 너머 보이는 암벽과도 같고, 혹은 액자에 넣어서 걸려 있는 그림과 같은 사각 주변에서 빛이 새어 나오듯 선이 그려진다. 앞서 언급한 예시보다 우리는 이 회화 작업에서 인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사각이라는 틀 안에 만들어진 흐름을 알 수 있다. 전기선 대신 햇빛처럼 여린 줄기가 들어오는 화면에서 틀의 존재는 달라진다. 공간을 포개놓아 담는 틀과 달리, 〈Octa-squares〉에서 사각은 틀이 깨지는 외적 힘을 담는다. 여러 시간축이 머물고 담긴 틀은 자연 (햇빛-식물 줄기)라는 외적 조건을 직면하게 된다. 인간에 의한 제약과 인간에 의한 극복—둘 다를 벗어난 시간이, 〈Octa-squares〉 화면의, 보이지 않는 저편에 그려진다. 다른 공간과의 접촉을 암시하던 선은 더 밝고 절대적인 그 너머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문하은에게 사각은 시간을 담는 틀인 동시에, 시간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깨지는 곳이라 할 수 있다.



Octa-Squares, 162.2x130.3cm, oil on canvas, 2024

Multi-Cube, 72.7x60.6cm, oil on canvas, 2024

Under the Blue, 130.3x97cm, oil on canvas, 2024


Footprints, 80.3x 100cm, oil on canvas, 2024

Documentation #02 of The Spring, 152x121.8cm, mixed media, 2018

4AM, 130.3x162.2cm, oil on canvas, 2021

10AM_10PM, (80.3 x 100)x2 cm, oil on canvas, 2022

문하은


Education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 (MICA) BFA in Painting


Experience

2023 - Present 아뜰리에무니 원장, 대전

2018 - 2022 문아트스튜디오 대표, 세종

2020 - 2022 근린예술조합 대표, 세종

2017 홍익대학교 예술학부<interlab> 연구보조 인턴, 서울


Exhibition I Event

2024 개인전 <Altered-Space> (조치원 문화정원 초대작가) – 조치원문화정원, 세종

2024 개인전 <사각四角> (갤러리너트/갤러리 AG7 전시 공모 선정)) – 갤러리너트, 서울

2022 2022 세종시 비즈쿨/스타트온 행사 전시 기획 – 세종청년창업챌리지랩, 세종

2022 두루유치원 사진전 <두루; 읻따> 기획 – 두루유치원/갤러리블름/세종시교육청, 세종

2022 2022 상생형 문화거리 활성화 사업 <예술산책> 총괄 디렉터 – 보람동 일대, 세종

2021 2021년도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청춘 참견 학교> 성과 전 기획 및 총괄

 – 박연 문화관, 세종

2021 <닿은 다음> 전시 기획 및 총괄 – 조치원문화정원 (샘), 세종

2021 <Renaissance, 예술로 다시 피어나다>참여자가 – 마루아트센터, 서울

2021 <Hidden Side Show> 전시 기획 및 총괄 – 소피아갤러리, 세종

2020 문화재단 교류전시 <너른 김포, 푸른 세종>참여작가 – 보구곶미술관, 김포

2020 <ONTACT 2020>참여작가 – Art Space Connection, 서울

2020 <리트머스스페이스> 2인전 참여작가 – BRT 작은 미술관, 세종

2019 <세종 열전> - BRT 작은 미술관, 세종 

2019 <HALF MOON SHOW> - 소피아갤러리, 세종

2019 신진예술가 공동 창작 프로젝트 - SB플라자, 세종

2018 한림제지 아카이빙 프로젝트 <기억> - 한림제지, 세종


지원사업

2021년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 <CITY BLOOMING> 기획 및 총괄(최우수 기업 선정)

2021 청년 공동체 육성지원사업 선정 - <0-100 프로젝트> 총괄 

2021 꿈 다락 토요 문화학교 사업 선정 - <Art Must Go On> 기획 및 총괄

2020 청년예술가 육성지원사업 선정 - <Be Right There> 공동기획 및 총괄 

2020 아르코 공공예술 프로젝트 연구지원사업 선정

          - <2020 근린예술도큐멘타> 공동 기획 및 총괄


교육 I 연수

2024 새 솔 유치원 – 연수 사진 강의: <매체기록물의 이해>

2023 양지 유치원 – 연수 사진전 <너의 다섯, 여섯, 일곱, 같이 간직해> 기획 강의

2022 두루 유치원 – 연수 사진전 <두루; 읻따> 기획 강의





spacekyeol_symbol_type.png

03054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19-30 스페이스 결

 © 2020 All Rights Reserved @ SPACE KYEOL

bottom of page